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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각

[잡생각] 인생을 흘러가는 대로 냅두면 될까?(feat. N잡러)

by _thoth_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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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계영의 인생
글과 아무 상관없는 짤

'인생' 

글자를 가만히 곱씹어본다.

 

한 개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가슴이 웅장해지는 단어일 수도 있겠지만, 

지구상에 존재했다가 사라져간 수십억의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굉장히 무미건조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철학적인 방향으로 글을 전개했다가는 수습도 못하고 똥망글을 싸지를 수도 있으니

일반화 같은 시도는 삼가하고, 철저히 주관적인 생각만 얘기해 본다.

 

20세기 고도성장기의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공부 열심히 하고, 나이 먹으면 취직하고, 돈 벌고, 집 사고, 차사고 그렇게 살면 되는 줄 알았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완벽한 세상에 숟가락을 얻으면 되리라 막연하게 생각했다.

개뿔, 완벽한 세상은 지구상 어느 곳에도 없었다.

세상은 팍팍한 곳이었고, 그곳을 지배하는 것은 돈이었다.

 

모든 실체를 다 볼 수는 없다. 내 시선만큼, 생각만큼만 볼 수 있을 거다.

내 눈으로 바라본 21세기 초반의 대한민국은 그냥 좀 그렇다.

편한 세상일지언정, 좋은 세상은 아닌 듯싶다. 

뭐 그래도 어쩌겠나, 태어났으니 살아야지.

내 후손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세상을 좋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살아가야지.


인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왔다.

대학에서는 수학/물리학을 배웠다. 순수학문에 대한 경외감? 훗, 결국 그걸 하는 건 사람이다.

졸업 후 벤처회사를 다녔다. 나와 인생 접점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잠시 전문직 공부를 했다. 아는 것은 많아졌지만 뭐 딱히 좋은 시간은 아니었다.

홈페이지 제작사를 다녔다. 곁다리로 관심 있던 분야라 어렵진 않았다. 그런데 비전이 없었다.

중견기업으로 점프. 벤처회사의 인연과 홈페이지 제작을 하면서 알게 된 회사로 옮겼다.

회사의 주력제품은 내 전공분야이지만 새옹지마, 생뚱맞은 물류업무를 한다. 지금까지도...

대학원을 다녔다. 가족들 간의 연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청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노후 대비?

출판사를 창업했다. 진행 중......

이런 인생의 흐름을 관통하는 단어를 찾을 수 있을까? 

내 이름 석자를 제외하고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각각의 큰 선택은 내 의지였다. 모든 선택이 탁월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선택도 있었다.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꿈틀거릴 때마다 전혀 다른 방향들로 튀어서 여기까지 왔다. 

내가 발버둥을 치지 않았다면 난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닥터스트레인지 마냥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보고 오면 좀 더 나은 인생이 될까?

 

인생의 참맛은 무덤까지 안전하고 단정하게 당도하는 데 있지 않다.
완전히 기진맥진해서 잔뜩 흐트러진 몰골로 ‘꺅! 끝내줬어!’라는 비명과 함께
먼지 구름 속으로 슬라이딩해 들어와야 제맛이다.
- Hunter S. Thomson -

 

세상 그 누구도 내일을 알 수 없다. 알고는 싶지만 알 수 없다.

하지만 오늘을 바꿔서 내일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는 있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통제해서 흐름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 수 있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통제하기 가장 쉬운 것이 바로 "나" 자신이다.

 

너무 뻔한 자기 계발서 멘트인가?

생각해 보자.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망하는 이유가 뭘까? 이유는 굉장히 많다. 

트렌드를 잘못 읽었거나, 위치선정이 나쁘거나, 제품/서비스가 똥망이거나 등등.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동원했는데도 실패하면 그 이유는? 

내가 아는 것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어느 사업을 완성하는 데 있어서 모든 요소를 파악했다면 실패할 수 없는 거쟎음?

"너라면 코로나 예측 가능했겠냐?" 맞다. 누가 알았겠나?

그래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다.

 

but, '나'를 알 수는 있다.

내가 모든 경우의 수를 예측 가능한 것은 나 자신뿐이다.

'나도 나를 모른다'는 개똥 같은 철학 얘기가 아니다.

세상에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나 밖에 없다.

나머지는 다 내가 맞춰야 하는 것들이다.

어느 곳에 소속하고 싶으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우린 그걸 '시험'이라고 한다.

자신의 유능함을 뽐내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우위에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우린 그걸 '시험'이라고 한다.

 

'시험'이 없는 유일한 곳은 나 밖에 없다.

시험 없이 변화할 수 있는 것은 '나'

제일 쉽지 않은가? 

 

그런데도 인생을 그대로 냅둘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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